나사니엘 호손의 <주홍글씨> 줄거리 도서



1. 저자 소개

청교주의에 정통한 청교주의 비판자.

 호손은 작품을 쓸 때마다 항상 아내 소피아의 반응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주홍글씨》를 발표한 후, 이런 기록을 남겼다. ‘소피아는 작품의 결말 부분에 마음 아파하다가 심각한 두통을 앓고 침대에 누워버렸다.’ 그래서 그는 후속 작품 《일곱박공의 집》에서는 마지막 부분으로 갈수록 점차 음울한 파국을 향하는 이야기를 의식하고는 ‘결말에 약간의 햇빛을 쏟아부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작가 수업의 시기 - 청교주의의 유산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에서 7월 4일에 출생한 나사니엘 호손은 4살 때에 선장이었던 아버지가 열병에 걸려 객사하자, 어머니와 누이 엘리자베스와 루이자와 더불어 외가로 이사해 쭉 외가에서 성장하였다. 외가인 매닝가에는 외할머니를 비롯하여 많은 이모들이 있었고, 따라서 호손은 어린시절 자신의 누이들과 어머니를 포함하여 많은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성장했다. 이런 사실은 호손이 당대의 어떤 남성작가보다도 여성인물을 많이 창조하였으며 여성 문제에 진지한 관심을 보여준 것을 설명해준다.


 그는 메인 주에 위치한 보우든 대학을 졸업한 후 고향인 세일럼으로 돌아가 약 12년간 어머니와 누이들과 살던 집의 다락방에서 독서에 몰두하며 지낸 것으로 유명하다. 소문에 의하면 이 기간 동안에 호손은 사람들과 거의 교제를 하지 않고, 낮에는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으며, 밤에만 거리를 배회하였다고 한다. 호손의 이같은 내향적 특성은 흔히 청교주의의 유산을 물려받은 음울한 세계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은 호손은 자신과 청교주의 조상과의 연관성을 부정하려 한 것으로 오히려 유명하다. 호손은 1828년경 원래는 Hathorne이었던 성에 w를 첨가하여 Hawthorne으로 표기하기 시작했는데, 이 사실은 호손이 자신과 청교도 조상들을 분리하려고 한 행동으로 생각된다. 호손의 조상들 중에서 존 호손은 세일럼의 마녀재판에서 주역 노릇을 한 재판관이었고, 그 전대의 윌리엄 호손은 퀘이커교도들을 이단으로 몰아 박해한 것으로 유명했다. 호손은 몇몇 중요 단편들에서나 《주홍글씨》에서 교조적이며 독단적인 청교도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다.

세상과의 교제를 시작하다

 어쨌든 세일럼에 칩거한 12년 동안은 호손에게는 문학수업의 시기였다. 이 기간 동안에 호손은 단편소설을 익명으로 기고해 출판하곤 했는데, 그의 작품을 높이 평가했던 엘리자베스 피바디는 그를 자신의 집에 초대했다. 1837년 11월에 이루어진 피바디가의 방문은 호손에게 인생을 바꿔놓을 사건이 된다. 엘리자베스 피바디에게는 소피아라는 병약한 여동생이 있었는데, 호손은 소피아를 만난 후 그녀에게 강렬한 관심을 갖게 된다. 두 사람은 아무도 모르게 4년여에 걸쳐서 열렬한 연애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소피아의 존재는 호손을 마침내 골방에서 끌어내 세상과 접촉하고 그 속에서 삶을 꾸려갈 준비를 하게끔 했던 것 같다. 소피아를 만난 이후 결혼하기까지의 사이에, 호손은 잠시 동안 보스턴의 세관에서 계량관으로 일하기도 하고, 소피아와의 신혼을 시작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유토피안 실험공동체였던 브룩팜에 참여하기도 했다. 마침내 1842년에 결혼한 두 사람은 콩코드의 올드맨스라는 곳에서 꿈 같은 3년간의 신혼시절을 보낸다. 이 시절에 호손은 많은 단편소설들을 썼고, 이를 모아서 《올드맨스로부터 나온 이끼들》을 출판했다.

미국인들이 사랑한 작가

 문필 생활로 가정을 꾸리기가 힘겨웠던 호손은 세일럼의 세관에서 일을 시작한다. 이후 3년 정도 이곳에서 공무를 보는 동안에 창작활동은 하지 못했다. 1849년 민주당의 정권 상실로 호손은 직장에서 파면되고, 이후 인생의 전환점이 된 《주홍글씨》를 발표함으로써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는다. 이어서 호손은 《일곱박공의 집》, 《블라이드데일 로맨스》를 발표했다. 1853년에는 영국의 리버풀의 영사로 부임하여 4년여간 공무를 수행했고, 영국생활을 마친 후에는 프랑스와 이태리에서 3년 정도를 보내면서 《마블 폰》을 발표했다.


 비록 다작을 남긴 작가는 아니지만 호손은 미국문학사상 비평 경향의 부침에 불구하고 중요 작가로서의 위치를 유지하고 사랑받아온 작가에 속한다. 위의 장편들 외에도 호손은 주옥 같은 단편소설들을 100여 편 남긴 작가로 기억되어야 한다. 그의 단편소설들은 《두 번 들은 이야기들》,《올드맨스로부터 나온 이끼들》, 《눈의 이미지와 다른 이야기들》이라는 단편집들로 엮여 출간되었다. 아울러 호손은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집인 《신기한 이야기책》, 《탱글우드 이야기들》을 출판했고, 또한 영국에서의 생활을 기록한 《옛날 우리 고향》이라는 수필집도 썼다. 또한 대학시절 친구인 프랭클린 피어스의 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해 그의 전기를 써서《프랭클린 피어스의 생애》로 출간하기도 했다.

 호손은 생애의 마지막 몇 년 동안 작품을 마무리하려고 여러 번 시도하다가 끝내 실패하고 미완성인 원고를 남겨놓았는데, 이를 정리해놓은 책들은 현재 《미국 권리주장자의 원고》와《불로장생약 원고》로 출간되어 있다. 이들 미완성 원고들은 호손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이후의 미국문학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하다.

2. 대충 훑어보기
남편보다 먼저 매사추세츠 베이 식민지의 보스턴에 와서 살던 헤스터 프린은 그 지역의 존경받는 목사 딤스데일과 사랑에 빠진다. 그 결과 펄을 낳고 일생 동안 간통 Adultery이라는 의미의 주홍글씨 A를 가슴에 달고 다니라는 판결을 받게 된다. 펄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밝히라는 주위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비난과 고통을 홀로 감내하며 끝내 비밀을 지킨다. 그런데 실종된 줄 알았던 남편 칠링워스가 나타나고, 그는 신분을 감춘 채 헤스터와 딤스데일 사이를 오가며, 비밀을 캐내 복수하기로 마음먹는다. 홀로 비난을 감수하는 헤스터와 악의 화신처럼 변해가는 딤스데일 사이에서 날이 갈수록 양심의 가책 때문에 괴로워하는 목사 딤스데일은 마침내 사람들 앞에 모든 사실을 밝히기로 마음먹는데….

3. 더 재미있게 읽기

이 소설은 ‘미국 소설 가운데 가장 강렬한 감동을 주며 가장 아름답게 씌어진 작품’이라고 한 로이 R. 메일의 평가대로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품 중의 하나다. 교구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장래가 촉망되는 수려한 용모의 젊은 목사와 아름답고 젊은 유부녀 사이의 사랑,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그리고 복수에 불타는 늙은 남편. 표면적으로는 너무나 통속적인 이야기를 통해 호손은 미국 건국에 존재하는 도덕적인 문제에서부터 인간 존재의 보다 근본적인 딜레마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논하고 있다.

 1608년 네덜란드로 이주한 청교도들은 다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뉴잉글랜드 매사추세츠만에 상륙했다. 청교도들이 자신들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동안 자연 청교주의는 사회의 규범과 조직원리가 되었고, 따라서 종교의 율법과 사회의 규범을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청교주의는 미국인의 정신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진리로 군림하게 되었으며 공동체 사람들의 정신을 억압하게 되었다.

 호손은 엄격한 청교주의의 율법에 희생되는 인간을 그림으로써 17세기의 청교주의를 비판하고 있지만, 동시에 비극과 경건함을 상실한 19세기의 자아도취적 태도에 대해 더욱 비판적이었다. 그는 과거를 빌어 동시대 미국인들의 낙관성과 오만함을 질타하고 있다. 《주홍글씨》는 청교도 사회의 엄격한 도덕에 충돌하는 인간의 본능을 그림으로써 화석화된 신앙을 폭로하며, 나아가 19세기 중반에 팽배했던 자기 중심적인 열망과 낙관주의를 질타한다.


 호손은 《주홍글씨》를 통해, 금욕과 절제를 표방하는 사회에서 사생아를 낳아 공개적으로 제재 조치를 받은 여자가 그 사회에 남아 현실을 수용하고 자기 내부에서 생존의 힘을 찾음으로써 소외와 압력을 이겨나가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신세계는 애초에 기대했던 것처럼 이상향이 아니며, 오히려 구세계보다 사회의 구속력이 더 독단적이며 개인에게 더 많은 강제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헤스터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돌아와 A라는 글자에 함축된 의미를 수용하고 사회의 질서가 갖는 구속력을 초월하는 모습을 보인다. 헤스터가 진정 새로운 인물로 부각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뉴잉글랜드로 돌아온 그녀는, 딤스데일에게 열렬히 주장했던 생에 대한 열정보다 더 완전하고 보편적인 삶에 대한 비전을 얻었다. 그녀의 사랑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정의와 진실,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헌신으로 폭과 깊이를 더하게 된다.

 그렇지만 헤스터에 대한 호손의 지지가 전폭적인 것은 아니다. 작가는 남녀가 새로운 근거 위에서 서로의 행복을 축하해야 한다는, 그리고 미래에 올 신의 사도는 남성이 아닌 현명하고 부드러운 여성일 거라고 믿는 그녀의 사고에 공감하면서도 그것이 실현될 기회는 주지 않는다. 그는 사회의 질서와 권위에 존경심을 갖지 않는 헤스터의 질서관이 스스로에게 가져다줄 정신적 혼란과 사회적 안정을 저해할 위험성을 간과하지 않는다. 딤스데일의 죽음에 관한 여러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듯, 그는 헤스터의 이러한 행로 역시 인간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보여준다. 딤스데일의 자책과 고백, 최선의 길로 믿고 선택한 죽음, 칠링워스의 복수 등, 각각의 성향과 상황으로 미루어볼 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헤스터로서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호손은 하나의 사건에 여러가지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부분적인 가치를 인정한다. 이는 작가의 권위를 포기하는 것이라기보다 진리의 상대성과 다양성을 제시하려는, 어느 것에도 최종의 진실을 부여하지 않으려 했던 작가의 노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호손은 자아에 대한 신념과 현실에 대한 존재론적 인식이라는 서로 상반된 입장을 무리없이 수용하는 균형감각, 압축된 구조, 간결한 언어가 만들어내는 완성미를 보여주고 있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구글 사이드

날마다 새로운 그림

통계 위젯 (화이트)

02
11
83417